Reflective 2020 - 남여주 2020. 08. 28 _ 09. 09


Artist   남여주  Nam, Yeo joo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동 대학원 졸업


개인전 : 39회 (국내외 개인전 23회 , 부스개인전 16회)

2020  39회 개인전 (신풍미술관 / 안동)

2020  38회 신년초대전 (아트리에갤러리, 판교)    

2019  37회 바람향 담아 (일레란느)

2019  35회 A Transparent Drop (이대서울병원)

2019  34회 자연과 동화된 삶 (판교 412)

2019  33회 현대백화점 미아점 (갤러리 H)

2019  32회 초대전 “기억 그 반영의 채움”(갤러리 카페 루벤스)

2018  30회 초대전 “꽃의 부활”(서울, 구구갤러리)

2018  29회 개인전 물·때·비늘 (서울, 유나이티드 갤러리)

2017  27회 개인전 마음에 빛을 담다 -Reflective- (서울, 갤러리 두)

2016  24회 개인전 (서울아산병원 갤러리)

2015  23회 개인전 전북도립미술관(서울관. 가나인사아트센터 6층)

2009~2019 MANIF 15! ~ 25! (서울. 예술의 전당)

2003 6회 개인전 오스카 로만 갤러리(멕시코 시티)

2002 5회 개인전 오사카 부립 현대 미술관 (일본 오사카)

2001-2003 3회 및 7회 개인전 (금산갤러리, 서울)

1993  1회 개인전 (단성갤러리, 서울)


단체전 : 270여회

2020 부산국제아트페어 (벡스코)

2019 Affordable Art Fair / Bank Art Fair / 가을, 배꽃피다

         !!!!! 5인전 / 새해다복초대전 / 화랑미술제 / AHAF / 부산국제화랑미술제

2018  광주아트페어 / AHAF Hotel Fair / Art Formosa / 경남아트페어 /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 / 4인전 미얀마 양곤갤러리 / 

         두드림전-삶, 멋을 엿보다 / 봄을담다 3인전 /  아트부산 2018 / 

         남여주. 박진우 2인전 / Asia Contemporary Art Show / 

         Pink Art Fair Seoul 2018 / winter Breeze / 美 인 3인전 / 

         서울국제예술박람회 등

2017  광조우 아트페어 / 부산아트쇼 / 광주아트페어 / 힘있는 작가전 등

2016  Asian Silklink Art Exhibition  / Chelsea Art Fair /  Art China 2016 등

2015  빛과 맥 전 등

2014  제28회 Asia 국제 미술전람회 등

KIAF, 서울현대미술제, 상하이, 북경, 홍콩 아트페어 등


수상경력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MBC 미술대전 장려상, 현대미술대전 우수상, 

신미술대전 대상, 2014 마니프국제아트페어 우수작가상 등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아트뱅크)  / 서울시립미술관  /  광주시립미술관 / 

창원문화재단 / 경남도립미술관 / 이화여대 서울병원 / 

Y&S(HK) International Trading CO., Limited 등 


예술작가로서의 삶이란 힘든 길이다

투명한 물을 통해서 본 세계


아주 멀리까지 가보려 하지만 

빛 바랜 숲 사이를 헤매다 스쳐버린 무심한 바람결에도

추억속의 흔적들로 내려 앉는다


무수한 시간의 입자가 꽃이파리 되어  

강줄기 따라 돌아 흐르다 찬란한 빛으로

다시금 물의 풍경위에 비춰지거나

몇 겹의 주름처럼 켜켜이 쌓여 허공으로 부서진다


떠밀려 세월 흐를 때 

물결에 꽃 내리듯

우연한 동행으로 

자연의 질서에 동화되고 순응 하리라


물을 통해 인간을 드러내는 서양화가_남여주      심정택 작가 / 미술컬럼리스트

남여주 작가는 ‘물’을 그린다. 나는 그녀와의 두 번째 만남에서, 글이 어려워질 것 같다고 했다. 작가는 너무 명확하게 수십 년간 물을 그리지만, 작품을 처음 접하는 이들은 그걸 모른다. 그들에게 설명을 하려니 글이 어려워진다는 얘기이다. 수십 년간 투명하고 손으로 만져지지도 않는 물을 그렸으니 이제 다른 것을 그려보라고 권했다. 


작가를 소개한 이는 작가에 대해 선하다고 평한다. 선한 이(善者)가 겸손의 미덕까지 갖추면 금상첨화이다. 작품 또한 그렇다. ‘선한 겸손의 미’는 약함과 강함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 자체로 완결에 이르는 과정이다. 


남여주 작가는 그리고, 나는 쓴다. 그녀의 작품 세계를 제대로 파악하는 건 쓰는 자의 몫이다. 말길을 먼저 튼 이의 방향에 따라 대화의 내용이 정해진다. 작품을 볼 줄 아는 것도 쓰는 자의 능력이다. 서양화가 남여주 작품 세계를 파악하기 위해 동양 철학과 미학 지식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이 온다. 


노자(老子)의 미학사상은 ‘온전한 삶을 위한 미학’이 핵심이다. 『노자』에서 미(美)는 不爭(다투지 않음)을 특징으로 하는 선(善)과 더불어 드러난다. 진실한 삶의 양태로서의 善과 그 자태로서의 美, 인격미로 묘사된다. 


‘물 선’은 남여주 작품을 이해하는 키워드이다. ‘물 선’은 봄날 서울 도심 하천을 가로지르는 다리에서 내려다본 잉어 두 마리쯤이 얕은 수심의 수면 가까이 물살을 거스르며 정지된 채 햇빛이 일렁이는 그 ‘선’일 것이다. 햇빛이나 달빛에 비추어 반짝이는 잔물결, ‘윤슬’이다. 


‘물 선’은 종이컵에 따른 물감을 드리핑하는 방법으로 표현된다. 회화 작가는 두 가지 방식으로 작업한다. 캔버스를 세우든가 바닥에 눕히든가. ‘물 선’은 세워서 한 작업에 이은 눕혀서 하는 과정이다. 


어린 시절, 남여주는 투명한 자개장에 자신이 비쳐졌을 때 깨끗한 물이 고요히 정지해 있는 상태(明鏡之水)로 느꼈으며, 물이 고체화되어 수직으로 벽에 붙어있는 거울(mirror)을 보는 듯했다. 거울, 즉 ‘경(鏡)’은 자신의 얼굴 생김새뿐 아니라 전체적인 삶의 모습까지도 읽어내는 것이다. 그러한 삶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남여주는 교교히 흐르는 달빛에 잠긴 듯한 깊은 산속 옹달샘 수면 아래 달 항아리와 도자기, 바리때를 막 두레박으로 길어 올리듯이 풍부한 입체적 공간감을 상상하면서 회화적 터치로 펼쳐낸다. 도자기는 유려한 자태가 선으로 중첩된 여성이며 세월의 흐름을 따라 살아온 작가 자신이기도 하다.


약 35년여간 ‘물’이라는 물성에 대한 탐구는 매체로 유화에서 아크릴이 바뀐 거 외에는 변화가 없다. 2000년대 초까지도 패턴화되고 반복된 추상의 세계를 거닐었다. 2007년경부터 도자기와 바리때가 소품으로 등장하는 물의 도식적 개념이었던 원형의 패턴(서클)은 ‘물 선’으로 상징화된다. 작가는 동양화를 전공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물, 구름 등 동양적 소재를 택해서이기도 하지만 색채의 중첩은 마치 물속을 들여다본 은근히 비쳐지는 ‘투영(透映)’이기도 하다. 물의 깊이에서 생기는 굴절은 평면화된다. 


막상 작품의 오브제로 어울릴 것 같은 수련이나 옥잠화 같은 수생식물은 보이지 않는다. 도자기 곁으로는 엉뚱하게 고생대식물인 고사리가 놓이며 형체가 있는 듯 없는 듯 실체가 애매한 온갖 식물군들이 놓인다. 이질적 오브제의 배치, 대상을 엉뚱한 환경에 옮겨놓는 데페이즈망(depaysement) 중심에 물이 있다. 


아크릴에 크리스털 레진(resin), 비즈(beads)를 사용한다. 비즈는 빛의 거리와 위치에 따라 그림이 달리 보이게 한다. 빛이 투영된 수심의 굴절을 표현한다. 표면상의 질감은 마치 자개를 세팅시키거나 건반 소리 공명을 최적화시키기 위한 피아노용 도장인 듯하다. 레진이 나무 탁자의 표면에 굳으면 작업실 방문객은 마치 조금 전까지도 놓여 있던 주전자 주둥이에서 흘린 물로 착각한다. 형광등 빛 아래서는 더욱 그렇다.


물은 ‘정해진 형’(常形)이 없고, 그것을 담는 그릇에 따라 모습을 달리한다. 그 어느 것도 거부하지 않는다. 노자(老子)는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上善若水)면서, “물은 도(道)에 가깝다”(故幾於道)고 했다. 


물의 고유한 성질은 ‘흐름’과 ‘순환’에서 찾을 수 있다. ‘순환’은 비·구름·수증기와 같은 공간적 형상의 변화상이지만 ‘흐름’은 지나가고 바뀌는 물의 시간적 변화상이다. 


물은 조선 회화에서도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 왔다. 동양고전에서 ‘물에 대한 관조’(觀水)는 대상과 자아가 서로 융합하는 감정전이(感情轉移)적인 관조였다. 덕에 비유(比德)하면 ‘관수(觀水)’와 ‘요수(樂水)’를 인격수양의 방법과 인생경계의 형상으로 삼았다. 강희안(姜希顔, 1417~1464)의 ‘고사관수도’(高士觀水圖)’는, 흐르는 물을 관조하며 깊은 사색에 잠긴 선비가 한낮의 더위를 피하고 있다. 바위 위에서 턱을 괸 채 물을 바라보고 있다. 관수(觀水)는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며, 물소리까지 듣는 관음(觀音)의 경지임을 보여준다. 


남여주는 날이 저물며 비를 예고하는 바람, 부유하며 이미 부패가 시작된 꽃이파리, 언덕에 올라서면 닿을 듯 밤하늘의 흘러가는 구름과 노니는 판타지를 물을 들여다보면서 그린다. 이러한 자연의 흐름 중심에 인간이 없으나 한편 어딘가에 존재하는 듯하다. 인상주의 창시자 클로드 모네도 물을 그렸다. 자신이 만든 연못 위 ‘일본식 다리’라고 부른 곳 위에 서서 내려다보며 물의 표면을 그렸다. 하늘, 나무, 물속의 모습이 이 표면 위에 그려졌다. 인간이 존재하지 않으나 존재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