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수展 - 이상의 은유 Daily space 2021. 08. 13fri _ 08. 25 wed

유미수 / Yoo, Mi Soo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개인전 25회

2021. 제25회 혜화아트센터 (서울)

2020. 제24회 큰나무 갤러리 초대전 (하남)

2019. 제23회 백두산갤러리 초대전(양구.제21보병사단)

2019. 제19회 리 미술관 기획초대전(사천)

2015. 제12회 갤러리 아트리에 초대전(안양 예술공원내)

2015. 제11회 해금강 테마 박물관 유경 미술관 초대전(거제도)

2014. 제10회 세종 갤러리 초대전(서울)

2013. 제09회 EW 갤러리 초대전(서울)

2008. 제04회 The International Art Expo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2008. 제03회 Europe Art Fair(스위스 제네바)-갤러리 호 초대

2007. 제02회 인사 아트 센터(서울)

2005. 제01회 갤러리 수(서울)


Art fair, 국제전 및 그룹전 75회

2021 서울가톨릭미술가회 정기전(갤러리1898) 외 다수

2013 아트 햄튼(미국 햄튼) 외 다수

2010 KIAF(한국국제아트페어) 외 다수


작품소장

국립 현대미술관(미술은행), 세종 호텔, 가톨릭재단(학교법인), 리 미술관, 유비 벨록스(주), 

이삭 유치원, 동서 문화재단, 월간 에세이, 한우리 재활병원, 새빛 안과, 아이스프린트 컨설팅(주), 

말레이시아 현지 갤러리 및 현지인, 미국햄튼 현지인, 인도네시아 현지인


출판

2016. 9월호 헬스조선 힐링 갤러리 작품 수록

2014.저서 ”아트&더마켓” 박정수 지음, 작품 수록

2013.한국 NSK(자동차 부품회사) CALENDAR 작품 선정

2012. 3월호 월간 에세이 작품 표지 모델 및 작품 에세이 글 기고


현)한국 미술협회, 한국 전업미술협회, 에꼴, 서울가톨릭미술가 회원



기억의 지층에서 건져올린 미래의 꿈

박옥생/ 미술평론,한원미술관 큐레이터

 1. 태양을 꿈꾸다.

작가 유미수의 화면들은 일상의 사물들이 뇌 속 깊은 곳 기억의 파편들처럼 흘러나와 유영하고 있는 듯하다. 소라, 나뭇잎, 태양, 조개, 연꽃 들은 화면에 찍히고 긁혀짐으로써 견고하게 고착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화면은 단조로움 가운데 세밀한 구성과 짜임새 그리고 명징한 색의 변조가 어우러져 있다. 화면 왼편에 볼록하게 처리한 태양은 언제나 태양이 뜨고 지는 것처럼 작가도 동일한 구성을 고수하고 있다. 유미수의 태양은 하얀 빛깔이다. 어릴적 즐겨 먹던 익숙한 사탕의 그 부드러움과 달콤함처럼 그녀의 태양은 찬란함을 유년기의 추억으로 변환시키며 그렇게 항상 빛나고 있는 것이다. 조개는 조형성에서 태양을 닮아 있지만 비너스의 탄생이 조개위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같이 생명의 탄생을 상징하는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창조의 신비한 능력을 담고 있다 하겠다. 그리고 이집트 파라오의 상징이자 태양을 상징하는 연꽃의 등장 또한 작가의 추구하는 화면의 지향점이 태양을 닮은 이미지, 태양이 가진 신성한 힘을 동경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화면 오른편의 둥근 연잎을 포함하여 나뭇잎, 소라와 같은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소재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인데, 이들은 모두 태양 이미지 즉, 둥글다의 조형성과 빛나다, 고귀하다, 꿈꾸다의 상징적 의미의 또다른 변형태(태양 변형 이미지)들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의 화면은 일상적인 모티브들로 잘 가꾸어진 태양의 변주들이라 할 수 있으며 언제나 우리곁에 존재하는 따스한 존재인 신성한 태양, 빛이 가진 밝음과 꿈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2. 화석으로 고착된 일상의 흔적들

작가의 작업들이 망막을 오랫동안 붙잡게 하는 이유가 있다라면 그것은 양각과 음각을 조화시키고 찍어내기로 일구어낸 견고한 화면의 창출일 것이다. 이것은 그녀의 화면을 대할 때 동삼동(부산) 조개무지와 같은 고고학적 자료와 오버랩핑되게하는 이유인 것이다. 조개무지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내다버린 조개껍질과 일상의 삶의 흔적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곳으로 그 속에는 여러가지 사람들의 유물을 포함한 흔적들이 잘 남아 있다. 우리가 그 발굴현장을 직면할 때 생생하게 살아있는 고대인들의 삶의 숨소리를 체득할 수 있다는 것과 이미 많은 시간이 흘러버린 엄청난 시간의 간극을 마치 순간의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적막한 과거와 미래의 대면이 지금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과거가 되어 기억속에 퇴적되며, 미래는 현재로 다가와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이 되어 버린다. 과거는 현재를 꿈꾸었고 현재는 미래를 소망하듯이, 작가 유미수의 작업들 또한 작가가 습관적으로 모아놓은 현재의 삶의 단편들은 화면에 붓을 대신하여 찍히고 긁혀짐으로써 이들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유기적인 연결고기가 되는 것이다. 즉, 작가가 수집한 이러한 소소한 일상의 소재들은 현재의 기억들을 담은 유물들 즉, 현재 자신의 추억의 등가물 또는 비유들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화석이나 고고학적 유적의 삶의 숨소리를 읽어낼 수 있는 것처럼 작가의 일상적 소재들 또한 견고하게 박혀 과거가 되고 미래가 되는 삶의 이야기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3. 기억과 비유에 관하여-축복을 노래하다.

가시적인 세상의 재구성이나 내면의 행복, 슬픔, 미래와 같은 추상적인 정신과정들을 이미지나 그림으로 조형화 시킬때에는 비유를 사용하게 된다. 비유는 인식의 직접적인 도구로 활용된다고 볼때 작가가 천착하는 소라와 태양, 조가비 이미지들은 그녀에게 특별한 추억의 일화일 수도 있지만 인류보편적인 인식의 공감대를 형성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이들이 내포하고 있는 도상학(iconography)적인 역사성과 고착해 버린 인류학적인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신(神)에 관한 가시화인 것이다. 작가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작가의 화면은 우리들에게 엔트로피를 증가시키고 동공을 확장시키며 미래의 확신과 밝음을 강하게 의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르네상스의 신플라토니즘(Neoplatonism)에 세례를 받은 미켈란젤로는 천지창조에서 보여주듯이 하나님을 폭발하는 내재적인 힘으로 가득찬 인간으로 가시화시켰다면, 베르니니의 성테레사의 환영에서는 미묘한 테레사의 몸짓과 분위기(nuance)로 극적인 신의 축복을 표현했다. 이렇듯 화가가 가진 내재의 잠재력은 이를 기억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이것은 각자의 기호를 사용하여 다양한 비유로 기억의 형상화를 시도하게 되는 것이다. 불교의 비로자나불(vairocana) 또한 태양을 신으로 대체시킨 형상이라고 보았을 때 작가의 화면은 분명 태양으로 은유된 신에 대한 작가 유미수의 기억에 대한 가시화인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기억을 종합하고 붉게 화석화시킴으로써, 축복이 내재되어 있는 긍정과 희망이 깃듯 신이 찬란하게 빛나오르는 화면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Tomorrow is another day)라고 했듯이 내일의 희망에 관한 솔직한 고백인 것이다.

 

추억에게 쓰는 답장, 그리고 미래의 꿈

-유미수 작가노트 -

그림을 그릴 때면 나는 언제나 바다를 연상한다. 기억 한 켠 작은 창가에 서서, 늘 수평선을 찾는다. 달빛은 밤새 철썩철썩 갯바위를 깨우고, 반짝이던 잔 별들이 이제 옷깃을 적실 때면, 나는 좁은 숲길 건너, 바닷가 하얀 모래사장으로 간다.

지난 밤 하늘엔 별들도 참 많았었나 보다. 반짝반짝 하늘 위를 노닐던 많은 소라와 조개 껍질들도 이제 다시 돌아오고, 바람에 밀려온 파도와 예쁘게 물든 나뭇잎들도 새로 만난다. 그들을 손수건 위에 주워 들고, 그들의 수다에 다시 귀를 기울인다. 어제 밤 하늘 나라에서는 어쩌고저쩌고. 남쪽 나라에서는 이러쿵저러쿵. 한참의 수다가 지루해 질 즈음, 나는 조그만 나의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들이 두런두런 들려주던 까마득한 추억의 파편들에게 답장을 그린다.

누구에게나 추억은 있다. 그 중 일부가, 조금이라도 더 푸르렀던 시절. 어쩔 수 없이 무의식 속에 묻어야만 했던 이루지 못 했던 꿈이다. 이제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아스라히 잊혀진 추억으로 남아,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어 보일 지라도, 문득 손수건 속의 소라와 조개와 나뭇잎들이 발신인 없는 추억의 메신저가 되어 나에게 그 추억의 회한들을 상기시켜주는 단초가 된다. 커다란 태양 아래 누렇게 색 바랜 손수건을 풀어 헤치고 눅눅해진 추억들을 다시 정화시킨다. 그리고 나는 그린다. 나는 젊은 시절 추억에 답장을 쓰는 심정으로 그림을 그린다.

가슴 시리던 추억들마저 예쁘게 장식하고 싶었다.    퇴색해버린 추억의 파편들을 다시 주섬주섬 주워 모아 새로운 색을 입혀 본다. 영겁의 시간 속에 모든 것이 사라져 가지만, 잠시나마 내가 이 세상에 다녀 갔다는 작은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었다.

오늘도 동이 터오는 추억의 바닷가에 정든 이와 둘이 앉아, 시간과 추억의 경계를 아스라히 건너본다.

그리고는 색다른 미래를 꿈꾸어 본다.   조개는 꿈의 상징물로 비유된다

새로움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 무의식 세계에서 받을 수 있는 엄청난 영향들, 살아가면서 겪게 될 다양한 정서적, 정신적 인고의 산물들을 정화하여 오늘도 나는 그림을 그린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내 삶의 시간과 작업, 공간들을 사랑하며 그 중심에 선 나는 미래를 꿈꾸어 본다

보는 이들에게 미래의 꿈과 희망의 홀씨, 즐거움을 선사하고 함께 공유하고 싶다.

 

Daily space - Dream, 182×116.7cm,Mixed Media on panel,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