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옥 5th 개인전 2014.06.27-201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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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아주 오래전,

조형의 논리와 재료에 식상할 즈음 한지(韓紙)를 접했다.

한지는 그냥 한지려니 하고 있던 내게 어느 날 주변에 있던 한지에 염료를 물들인 적인 있다. 한지에 번지는 염료는 마치 무엇에 끌리듯 강하게 나를 끌어 당겼다. 다음날 자유롭게 번진 색감과 일반적인 조형원리를 무시한 그림을 보고 정신세계가 해방된 희열을 느꼈었다. 그 때부터 자연염색(양파, 치자, 소목, 쪽, 자초, 홍화, 황백, 쑥, 고구마....)한 한지 혹은 그 위에 염료를 붇기도 한 한지를 손이 가는 대로 찢고 붙이는 마음 깊숙한 곳에서 길어 올려진 유동하는 심성을 허식 없이 끄집어 낼 수 있었다. 

초기의 작품을 보면 한지의 질감을 느낄 수 있게 닥종이를 쓰기도 하고 그 위에 또 다른 느낌의 한지를 덧붙이면서 꽃, 놀이, 새, 물고기 등등 자유로운 문양이 나오게 했다. 우리의 한지는 “자연”이라는 소재에 매우 잘 어울리는 재료이다. 그래서 내가 택한 그림의 소재들은 주로 주변에서 흔하고 때로는 숨어있는 작은 것에서 표현의 기쁨을 찾았다. 일상 속에 담긴 내밀한 이야기들을 일컬을 수 있고 그 이야기들을 풍성한 회화 언어로 표현하기에는 제격이다. 그 이후로 나는 아주 우연하게 나무를 만났다. 나무를 잘라서 판목을 만들고 한지와 결합시키는 재미있는 작업이 탄생되었다. 

물론 시행착오도 많았다. 처음에는 네모난 판목만 사용했는데 자연스러운 소재 즉, 어떤 꽃은 표현하는데 있어 네모 자체가 형태의 부자연스러움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잘 말린 나무를 다른 형태로 어슷하게 썰어보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잘린 상태 그대로 써 보았다. 또 다른 느낌이었다. 네모가 아닌 자연스러운 형태의 판목을 보면 그 안에 어울리는 형상의 꽃을 찾게 된다. 그래서 다듬어지지 않은 판목을 나는 더 좋아한다. 판목이 조각도로 잘 파지는 것이 좋은 나무인지 알았던 내게 그동안 만져 본 나무를 보면서 제각기 나무는 그에 맞는 느낌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연 염색한 한지와 염료는 더욱 더 어울리는 나무들을 찾게 되고 판목의 깊은 내음이 퍼져 나가도록 공간감을 주게 되었다. 

나의 작업은 많은 색감이 어우러지지 않는다. 염색한 한지는 한 화면에 다양할수록 산만함만 더했다. 한지와 판목의 자연스러움과 우아한 기품이 드러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절제된 색감만을 써야 했다. 수많은 판목을 보면 그 판목에 새겨진 나무의 일생과 어울리는 색감을 찾아야 했고 또 그 잔잔한 나뭇결을 보다보면 그것이 잘 드러나기 위해서 소재 또한 쉽고 무궁무진한 자연과는 더 좋은 궁합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나 역시 자연스럽게 꽃과 판목의 만남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 예전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수많은 꽃들에게 끌림을 당하게 되고 그들은 내게 각자의 이름을 찾게 하였다. 



신정옥 (Shin, Jeong Ok)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한지학회회원

개인전

‘93 제1회 개인전(관훈갤러리)

‘05 제2회 개인전(관훈갤러리)

‘07 제3회 개인전(조형갤러리)

‘11 제4회 개인전(인사 아트센터)

‘14 제5회 개인전(혜화 아트센터)


단체전

‘90 제1회 탈카오스전(관훈갤러리)

‘90 제10회 한국현대판화 공모전(미술회관)

‘90 제2회 탈카오스전(청남갤러리)

‘92 Race전(예향갤러리)

‘93 사천오백리전(사각갤러리)

‘93 104人의 표현의지전(아주갤러리)

‘93 정선아라리 회화전(백상, 아주갤러리)

‘04 ~ ’06 미술마을전(광명시민회관)

‘08 한지의길(스페이스함)

‘09 전통매체와새로운매체-그길항의여정(영은미술관)


주소 : 경기도 광명시 디지털로 56 철산 래미안자이 아파트 116동 702호 (宅) 02-2611-6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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