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운선 개인전 및 출판기념 - 녹슨 철길은 살아있다 2021. 09. 24fri _ 09. 29 wed

유운선 RYU WOON SUN


사진으로 나를 돌아보며 인생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전은 세종문화회관-광화랑에서 초대전(2016년 나의 흔적)외 6회

단체전은 2018년 Second half of Life(트렁크갤러리),

                2017년 투명한 봉투(경인미술관)
                2016년 (15회 동광 국제사진제 grow-up전)외에 다수 참가

강의:    2016,2017년 시민대학에서 재능기부 강의

출판물:

2020 <기억을 인화하다> 사진에세이

2018《고요한 저녁이 왔다》(시인 공저) 사진시집

2018년 청소년 교양도서 2019년도 세종도서로 선정됨

사진집 《나의 흔적》 《MEMORY 기억》이 있다.

수상:
2008 <아름다운 고양 사진영상(UCC)공모전> 금상수상 외 다수


<작가노트>

녹슨 철길은 살아있다


1963년 개통된 교외선은 2004년 여객운행이 중단되었다.

70년대에는 일영과 장흥 송추 등이 대학생들의 MT 와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를 끌었으나 자가용이 보급되면서 승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상처를 받은 자연이 스스로 보여주는 놀라운 복원 능력에 희망을 느낀다.  이름 모를 풀들이 원래 그들의 영역 이였다는 듯 철길을 뒤덮었다.


능곡역 앞에서 벌판을 바라보며 경의선과 같이 출발하는 교외선은 대곡역에 이르러 서로 방향을 달리하며 각자의 길을 간다.


코로나사태 이후 집 가까운 능곡역에서 의정부까지 긴 산책을 즐기는 동안 철길 주변 사람들의 생활이 눈에 들어왔다. 녹슨 철길에는 주민들의 삶이 계절마다 진솔하게 펼쳐진다.


철로 변 짜투리 공간에서 커나가는 밭 작물, 두 줄의 철길은 때때로 호박 밭이 되기도 한다. 추수 후에도 철길은 갖가지 농산물을 말리느라 분주하다.

기차가 운행을 멈춘 철길에서 쑥, 산딸기, 뽕잎, 나물 등을 채집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철길은 어느 누구에게는 사색의 공간이 되고 산책로가 된다.


단단한 나무라고 선택된 침목은 이제 기차가 다니지 않는 교외선 철로아래에서 닳아버린 엄지 손가락 지문 같은 무늬를 만들고 있다.

끝난 것은 끝나지 않았다고 한 귀퉁이 허물어진 침목 안에 이름 모를 새 생명들이 자리잡았다.

지워진 역의 표지판이 지나간 시간을 말해주고 있다.

능곡과 의정부 간 교외선 재 개통이 추진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