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미학> 이은자 展 2024. 07. 19fri _ 07. 31wed


Artist  이은자  /  Lee, Eun Ja



이은자



2024 3회 개인전, 혜화아트센터 / 단체전 다수

국문학 석사, 수필가, 화가

저서 : 바오로의 그림,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 책은 밥이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다

         서울의 덩굴에서 뿌리를 보다


<이은자 작가노트>

<관계의 미학>

어머니 임종 며칠 전, 가족이 어머니를 중심으로 빙 둘러앉아 있는데 동생이 갑자기 어머니께 여쭸다. 

“언니는 어머니에게 어떤 딸?”

“중요한 딸이지.”

자신에 대해서 묻지않고 옆에 있는 언니를 물었는데, 망설임 없는 뜻밖의 어머니 답변에 모두가 박수를 쳤다. 중요한 딸이라는 존재감에 대한 것이 아니라, 어머니 정신이 아직 건강하시다는 확인에 대한 안도로 순식간 분위기가 밝아졌다.

어머니 떠나시고, 코로나로 세상이 막막하고 답답하기 그지없었던 때의 일상은 산책과 그림이었다. 그림은 그저 잘 그려보려고 하는 반복적인 손놀림에 불과하지 않았고, 식물이나 곤충ㆍ새ㆍ동물들에게서도 인간과 함께 창조주의 일부이며 자연의 일원이라는 것을 더 깊이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가끔은 기도와 찬양이 신앙인의 겉옷 같아서 그 진정성에 대해 갸우뚱할 때면 꽃들이야말로 창조주를 향해 온몸으로 찬양하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어머니에게 딸이 중요했던 것처럼, 창조주에게 하찮은 것은 없다. 신ㆍ자연ㆍ인간과의 모든 관계들이 무의미한 것이 없다. 꽃과 장독대를 그리는 동안은 어느 새 부모님괴의 추억을 그리게 되면서 그분들의 고생보다는 아름다웠던 한폭의 그림같은 장면들을 떠올리게 된다. 가장 가까운 가족관계에 있어서는 더더욱 헤쳐나갈 길이 깜깜하더라도 창틈으로 비춰주는 한줄기 빛과 같은 추억만 갖고 있어도 아름다움을 재생할 에너지를 얻게 되지 않을까!

항아리나 장독대를 그릴 때는 한편의 서정시이자, 원고지 30매 분량의 긴 수필이었다. 장류가 발효하듯 어머니의 가족사랑과 애환도 함께 발효되었다. 그곳에는 철따라 피는 꽃들이 활짝 웃고 있으면서 늘 땀을 뻘뻘 흘리시면서 꽃과 나무들을 정성스럽게 가꾸시는 아버지도 서계셨다. 

날마다 마주치고 즐겁게 떠든다고 다 아는 사이가 아니었듯이, 동식물이나 새ㆍ곤충들의 오묘한 몸짓이나 날갯짓도 예사롭지 않게 눈여겨봄으로써 비로소 표현도 하게 된다. 이러한 크고작은 관계가 낳은 작품들이 잊혀졌던 추억도, 가족도 길어올릴 수 있는 두레박이 되기 바란다.


<이은자의 작품세계>

신과 자연,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길어올린 

시각적 언어로 채워진 미학이다

글 / 문형철 (팝아티스트)

이은자의 작품은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근간이 되는 소중한 관계들을 화폭에 담아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교회에서 그림성경으로 아이들을 가르쳤던 교리교사 시절을 떠올리며 성경이야기를 화폭에 담아냈고, 장독대와 같은 일상적인 사물이나 꽃ㆍ나무들도 캔버스 위에서 시처럼 소설처럼 표현하고 있다. 수필가이면서 화가인 이은자의 작품활동은 단순한 창작활동을 넘어서는 치유와 성장의 과정이며, 진솔한 감성을 우선적으로 잘 담아내고 있어서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표현방식이 의외로 솟구치는 듯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통제하기 힘든 표현욕이다. 생각이 떠오르면 거칠 것이 없고 망설임도 없다. 이러한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방식이 이은자만의 독특한 미학을 만들어낸다.  

프로이트(Sigmund Freud)와 융(Carl Jung)의 심리학 이론에 따르면,

‘예술가는 무의식적인 마음을 통해 작품을 창조하고, 즉흥화는 예술가가 의식적인 생각을 넘어 무의식적인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고 한다. 이는 작품을 더 깊고 복잡한 의미를 가지게 하며, 관람자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미학자 존 듀이(John Dewey)도 예술을 ‘경험’으로 정의하며, 그 경험이 지닌 순간의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즉흥화는 그리는 순간의 감정과 분위기를 포착하는데 탁월하다. 이는 작품이 가진 비결정성과 우연성을 높여, 관람자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다양한 장독대를 통해 장독대는 단순한 그릇이 아니라, 어머니의 가족사랑과 헌신을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가족의 건강을 담보해주는 보물이자, 어머니와의 관계를 재현해내는 도구로 사용된다. 다양한 꽃그림들 역시 아버지의 자식사랑과 추억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버지의 술독’은 실제로 마당 한켠에 설치물처럼 놓여있었던 것으로, 대가족의 생계를 위해 꿀벌처럼 부지런히 일했던 아버지의 모습 그대로를 반영한다.

이은자의 작품활동은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간의 관계와 추억을 시각적으로 구현함으로써 더 깊은 예술적 체험을 제공한다. 이은자의 예술적 접근은 미술이 단순한 시각적 쾌락을 넘어서, 인간의 경험과 감정을 담아내는 도구로서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는 현대미술에서 감성적 진실성과 개인적 서사를 중시하는 경향과도 일맥상통한다. 풍요롭고 진솔한 감성의 작품들로 채워진 따뜻한 공감의 마당을 기대한다.






겨울장독대 / 53x45cm / 캔버스에 아크릴 / 2024






동검도채플 / 50x60.6cm / 캔버스에 아크릴 / 2022






별빛 쏟아지는 시골교회 / 72.7x35cm / 캔버스에 아크릴 / 2022






아버지 / 35x35cm / 종이에 아크릴 / 2024






로맨스 / 77x52cm / 종이에 아크릴 / 2024






정미소 / 75x55cm / 캔버스에 아크릴 / 2024






어머니 / 50x50cm / 캔버스에 아크릴 / 2023






자작나무 / 61x91cm / 캔버스에 아크릴 / 2024






봄 / 50x35cm / 종이에 아크릴 / 2024






해바라기 / 55x75cm / 종이에 아크릴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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