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희사진전 - 선물 2016.04-01-07

조회수 642


"아빠... 촬영할 떄부터 잘 했었어야 했네~" 어두운 암실에서 몽글몽글 올라오는 이미지를 보여, 승희가 내뱉은 탄식이었다.

"그래... 승희야... 우리 사는게 그런 것 같아. 언제든 어느 상황이든 최선을 다해야 좋은 결실을 기대할 수 있는..."

바쁜 업무를 마치고 다락방 같은 나만의 작업실에서 약품을 채우고, 붉은 암등 밑에서 인화를 할 때가, 나로서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휴식이고 치유였다. 그 소중함을 가장 나누고픈 사람은 물론 사랑하는 우리 딸 승희였다. 주변의 또래 아이들이 현란한 디지털 장비로 셀카놀이를 할 때에, 이녀석은 시큼한 약품냄새를 맡으며 느리디 느린 인화를 했다. 한 장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 몇 번을 뽑아야 하는 지루한 과정임에도 묵묵히 해냈다. 

프로페셔널은 아니다. 전시라는 공간안에 놓아두기엔 부족한 것도 많다. 그러나 지루할 법한 일련의 과정을 오롯이 혼자서 해낸 것만으로도 기특하고 뿌듯하다. 그것이 아빠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모두들 선뜻 가지 않으려 하는 길을 뚜벅뚜벅 같이 걸어 준 동반자로서도 자랑스럽기 때문이다.

사실은 나의 개인전을 가지고 싶었다... 그러나 이번 전시를 우리 이쁜 딸 승희에게 선물한다.

사랑한다... 승희야... 

- 아빠가


0 0